도시재생 이야기

2020년 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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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란 무엇인가? 산업화로 인해 인류의 삶의 기반이 농업에서 공업으로 바뀐 이래, 도시는 산업의 중심지이자 주거 공간이었다. 현재 선진국은 물론이거니와 대부분의 국가에선 도시화가 진행되어 농업 종사가가 아닌 이상 대다수의 국민이 도시에 거주 및 근로한다. 허나 이러한 추세가 몇 세기 간 이어지자, 인구의 급증과 더불어 도시의 포화 상태가 발생했고, 이는 ‘도시 재생’이라는 특별한 해결책을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도시 재생이란 도시를 몇 백년 간 켜켜이 쌓여온 과거의 흔적을 보존함과 동시에 도시의 현 상황에 맞게 새롭고 창의적인 시설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도시재생 이야기’는 도시재생에 대한 설명과 함께 외국의 성공적인 사례들에 대해 자세하게 묘사한다. 프랑스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 일본의 나오시마,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캐나다 토론토의 디스틸러리 디스트릭트,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 중국 베이징의 798예술구까지, 모두 각자만의 매력과 스토리로 도시재생의 모범답안을 제시한다.

외국의 사례로 읽기 흥미로웠을 뿐더러,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도시재생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가 한국에 제대로 된 도시재생을 정착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 듯 할뿐만 아니라 나 역시 그러한 필요성을 예전부터 깊게 느낀 바 있기 때문이다. 내 경험 상, 미국이나 러시아에 갔을 때 뉴욕이나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핵심 도시에는 언제나 과거의 건축 양식과 유적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내가 러시아를 갔을 때 묵었던 숙소는 과거 차르가 별장으로 썼던 장소였으며, 뉴욕 맨하튼의 건축물들은 미국사 교과서에서 본 1900년대의 그것과 거의 똑같았다. 그래서인지 항상 더욱 궁금했던 것은, “왜 우리나라에는 그런 도시가 없냐 하는 문제였다.” 웬만한 서구권 국가보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이지만, 경복궁이나 수원 화성, 하다 못해 한옥 한 채마저 ‘문화재’란 이름으로 존재할 뿐이지 우리의 삶에 녹아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 해답은 간단하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처럼 식민지 상태에서 해방되어 급속도로 발전이 진행된 국가에서는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융합할 여유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경제 발전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과정이었다는 점은 더욱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이제라도 도시재생을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이다. 이 책을 읽은 내가 내린 결론은 ‘유기적으로, 주민 주도 하에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유기적이라 함은 단순히 프로젝트 하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거시적인 관점으로 바라보아 철저하게 설계하여 안정적이고 계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도시재생과는 거리가 멀지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졸속행정이라고 평가 받는 무리한 조형물 설치—한강 괴물 동상이나 충북 괴산군의 초대형 솥—또한 단기적인 관광 효과에 매몰된 근시안적 프로젝트에 불과하다. 도시재생의 경우에도, 건축물 하나를 되살리는 데에 집중할 시 비슷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영국의 밀레니엄 프로젝트처럼 도시 전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완전히 탈바꿈하겠다는 각오로 임해야만 성공적인 도시재생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도시재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주체는 행정부도 환경운동가도 아닌 바로 주민들 자신이다. 뉴욕 하이라인 파크의 예시처럼, 뜻을 가진 한두명만 있어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이 도시재생이다. 즉, 도시재생이 성공할 수 있으려면 주민의 손에서 시작되어서 주민의 손으로 가꿔져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몇 안되는 도시재생 계획들은 전부 정부기관에서 계획해서 무리하게 진행한 것으로, 막상 그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동의를 구하는 데 소홀했다. 따라서, 기관과 원주민이 머리를 맞대야만 비로소 진정으로 성공적인 도시재생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증가하는 인구 수와 포화되는 도시, 그리고 그로 인한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비추어 보았을 때, 도시재생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기에 꼭 필요한 영역임이 틀림없다. 도시재생의 필요성을 적극 홍보하여 사람들의 인식을 증진하고, 보다 창의적이고 자주적인 방법으로 우리나라의 도시들을 재생하는 방법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